어느 날 얼굴과 목, 그리고 어깨 위를 제외한 모든 신경이 마비돼 마음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다면?
SBS ‘큐브’는 4일 오후 9시20분에 ‘전신마비된 후 더 즐거운 세상’을 방송한다.
전신이 마비된 후 오히려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는 한국의 스티븐 호킹 이상묵(47) 서울대 교수. 사고 전부터 이 교수를 봐왔던 지인들은 한결같이 ‘그가 이전보다 더 행복해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30년 지기 친구는 ‘사고를 당했을 때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뇌가 손상된 것 같다’고도 했다. 실제로 그의 얼굴에선 좀처럼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사고를 겪으면 누구라도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며 절망의 수렁에 빠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교수는 우리와 무엇이 다른 것일까. 무엇이 그를 웃게 만드는 것일까? 이 교수는 한마디로 ‘거울’ 덕분이라고 했다.
프로그램은 또 파산한 은행 때문에 피해를 본 노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여다본다.
평생 날품을 팔아 1억원을 모은 김모(76)씨 부부는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은행에 넣어 둔 이 돈이 하루아침에 날아갈 위기에 처했다. 은행이 문을 닫은 것이다. 문제의 은행은 제주도 서민금융의 대표로 불리던 한 저축은행.
피해자 1600여명에 피해액도 400억원이 넘는다. 피해자들은 파산 며칠 전에도 은행 직원들이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며 계획된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충격으로 할머니는 쓰러졌고, 할아버지는 노구를 이끌고 은행과 금감원, 도청을 찾아다니지만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7년간 파산하거나 영업이 정지된 저축은행은 모두 14곳. 그 중 11곳이 불법대출 때문이었다. 관리 책임이 있는 금융감독원은 비금융권 은행을 관리할 인력이 없다며 모든 책임은 예금주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이제 노부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수미 기자
출처 : 세계일보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