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과학카페', '이상묵 교수의 기적'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전신마비 장애 판정을 받고도 6개월 만에 다시 강단에 선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의 24시간을 밀착 취재한 프로그램이 '과학의 달'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방송된다.
KBS 1TV '과학카페'는 18일 오후 7시10분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상묵 교수의 기적'을 방송한다.
2006년 7월 제자들과 함께 지질조사를 하던 이상묵 교수는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로 전신마비 장애 판정을 받았다. 움직이지도, 감각을 느끼지도 못하는 전신마비 장애인이 된 그는 그러나 암울한 상황에서 희망을 찾았다.
이 교수는 "오 년 전, 십 년 전에 안 다치고 이 시대에 다친 게 얼마나 다행인가. 컴퓨터 덕분에 참 여러가지로 나는 행운아다"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걸 잃은 줄 알았는데 딱 보니까 최소한의 부분(머리)을 남겨놨더라. 그래서 다쳤지만 나한테 진짜 하고 싶은 이 직업을 줬고 그걸 할 수 있게 최소한의 부분(머리)을 남겨준 하늘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전신마비 장애인의 기적 같은 재활 성공에 주목했지만, 이 교수는 자신을 과학자로 봐 주길 바란다.
그는 "사고 후 내 상태를 인지했을 때 가슴을 내려앉게 한 것은 전신마비가 아니라 다시는 과학 연구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면서 "내게 과학은 삶이었다. 그 삶을 되찾고자 재활에 온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전신마비 장애 탓에 이 교수는 비행기를 오래 타면 욕창에 걸려 자칫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사고를 당한 지 2년 반 만인 지난해 1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지구물리학회 총회에 참석해 자연과학자로의 복귀를 세계에 알렸다.
당시 그의 이야기는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미국 PBS의 과학전문채널 노바에서도 이 교수에 대한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이 교수는 올해 해양연구원에서 진행하는 심해저 열수 광상 탐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배를 타지 않고도 인터넷을 이용해 배 안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연구하는 방법 덕분이다.
그는 "일반 대중이 알아주는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 아니라, 동료 과학자들이 인정하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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