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접근성이란?
장애인에게 쉬운 서비스 = 모두에게 쉬운 서비스

최근 NHN은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걸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로 '웹접근성 프로젝트'인데요.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네이버 서비스에 접근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네이버 전체 서비스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NHN은 국내외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NHN만의 9가지 웹접근성 지침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아래와 같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네이버 서비스 화면을 바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웹접근성이란 무엇이고, NHN이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지난 11월 22일, 그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특별한 강연회가 열렸습니다.

<웹접근성 지침을 적용한 네이버 스페인어 사전 : 저시력자도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경과 콘텐츠 명도 대비를 높였고, 모든 메뉴/버튼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대체 텍스트가 툴팁으로 노출됩니다. 마우스 대신 키보드 Tab키 만으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NHN은 사회 각계각층의 명사를 모시고 그들의 경험담과 생각을 공유하는 '엔젤스 희망강연'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방송인 김제동 씨, 작가 알랭드 보통 등이 연사로 나선 바 있습니다. NHN 임직원들은 희망강연을 통해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족한 점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엔젤스 희망 강연의 주인공은 바로 이상묵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님입니다.

불의의 사고, 그리고 Now or Never

이상묵 교수님은 지난 2006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지질 야외조사 중 차량 전복사고로 전신이 마비됐다고 합니다. 이상묵 교수님의 희망 강연은 당시 사고 상황이 생생하게 담긴 사진 한 장으로 시작했습니다.

"제가 저 밑에 깔려있었어요. 당시 사고로 척수가 끊어져 머리에 있는 생각을 어깨 아래로 전달할 수 없고, 어깨 아래에 자극을 주면 머리가 느낄 수 없는 완전마비가 됐습니다. IT용어로 치면 '네트워크 장애'가 찾아온 거죠."

교수님의 농담 한 마디에 웃음소리가 터져나옵니다. 강연장을 가득 채우고 있던 무거운 공기가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전신마비. 복근을 움직일 수 없으니 폐활량이 줄고, 부교감신경 마비로 체온이나 혈압도 유지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교수님은 사고 후 불과 6개월 만에 강단에 복귀했습니다.

"병원에 누워서 생각했어요. 이렇게 죽으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그냥 저 사람은 자기 하고 싶은 공부만 열심히 하다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좀 억울해지더라고요. 전 제가 하고 싶은 일만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끝까지 일을 완수해 그 성과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었거든요. 늘 나중으로 미루기만 했었죠. 병원에서 깨달았어요. 평소에 나누고 보답해야지, 나중으로 미루면 안 되겠구나.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구나. 바로 now or never죠."

장애인이 쉽게 쓸 수 있으면 비장애인에게도 쉽고 편리한 것

교수님의 생각과 의지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지만으로 헤쳐나가기엔 녹록지 않은 현실이 떠올랐습니다. 교수님은 다시 강단에 설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으로 IT기술을 꼽았습니다.

"발은 전동 휠체어나 개조된 차를 쓰면 아쉽지만 그런대로 지낼만해요. 문제는 손이죠. 손을 못 쓰니 책 한 장도 뜻대로 넘길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컴퓨터는 달라요. 제가 지금 쓰고 있는 빨간색 도구가 바로 입으로 작동하는 특수마우스예요. 게다가 화상키보드와 음성인식까지 있으니 전 마음대로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죠. 책이나 학생들 시험지도 스캔만 하면 제가 PDF파일을 열어서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습니다. 제겐 하드디스크가 곧 서재인 셈입니다."

이어서 이 교수님은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는 개념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건축에서 나온 개념으로 성별·연령·국적·문화적 배경·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디자인을 말합니다. 장애인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은 비장애인에게도 쉽고 편리한 제품이며, 이는 곧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라 볼 수 있는 것이죠. 이 교수님이 본인의 장애를 IT용어에 빗대어 설명하신 것처럼 '유니버설 디자인'을 IT스타일로 풀어볼까요? 바로 앞에서도 소개한 '접근성'(Accessbility)입니다.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웹사이트에 있는 정보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죠.

"장애인을 위해 건물 계단 옆에 경사로를 만들면 그 혜택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경사로가 있어서 우리 모두에게 건물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이죠. 이처럼 장애인이 쉽게 쓸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면 비장애인도 쉽게 쓸 수 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도 장애인이 쉽게 쓸 수 있도록 인터넷 서비스를 만드시면 좋겠어요. 결국 그 서비스는 보편적인 사람들 모두에게 편리한 서비스가 될 테니까요."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 분들이라면 캡차(Captcha)를 떠올려 보세요. 많은 사이트에서 자동가입을 방지하고자 아래와 같은 캡차를 이용하고 있지만, 시각 장애인이나 저시력자는 이 캡차를 해독할 수 없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결국 해당 사이트를 이용할 수 없게 되죠. 그런데 캡차의 불편함은 비단 장애인만 겪는 문제가 아닙니다. 캡차 속 코드를 해독하기 어려워 한참 동안 모니터만 바라본 경험, 코드를 잘못 입력해 사이트를 이용할 수 없어 답답했던 경험. 여러분들도 한번쯤은 해보셨죠?

<캡차 (출처: 위키백과)>

그럼 기존 캡차 대신 시각 장애 환경에서도 인식 가능한 음성 캡차를 이용하거나 이메일/휴대전화 인증방법을 사용하면 어떨까요? 시각장애인들은 물론이고 비장애인들도 더욱 편리하게 해당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에게 쉽고 편리한 서비스는 우리 모두에게 쉽고 편리한 서비스'라는 이 교수님의 이야기, 이제 공감하시나요?

컴퓨터는 신이 장애인에게 내린 선물

"장애인에게는 IT기술이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컴퓨터는 신이 장애인에게 내린 선물이라는 생각도 하곤 해요. 사이버 공간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도 상당히 줄어듭니다. 컴퓨터만 이용할 수 있으면 장애인도 어마어마하게 넓고 다양한 세상을 경험할 수 있어요. 여러분들께서 지금 하고 계신 일이 정말 중요해요."

이상묵 교수님의 희망강연은 NHN임직원들로 하여금 네이버 서비스의 사회적 영향력과 웹 접근성의 중요함, 그리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의미에 대해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마침 오늘은 UN에서 정한 세계 장애인의 날입니다. 짧게나마 이렇게 강연 후기를 전해드림으로써 이용자 여러분들과도 접근성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네이버 / 원문기사 바로가기